나는 왜 스스로를 AI 강사라고 부르지 않고 문제해결자라고 말할까?(Applied AI Practitioner)
강의를 하지 않는다는 뜻은 아니다.

교육을 가볍게 본다는 뜻도 아니다. 다만, 내가 다루는 중심이 기술 설명인지, 아니면 현장의 문제인지에 따라 정체성이 달라진다고 보기 때문이다.

AI를 가르치는 일은 점점 쉬워지고 있다. 툴은 직관적으로 바뀌고 있고, 사용법 영상도 넘쳐난다. 그렇다면 지금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기능을 아는 사람일까, 아니면 기능을 어디에 써야 하는지 아는 사람일까?

나는 두 번째에 더 가깝다고 생각한다. 기술은 수단이고, 현장의 문제는 구조를 가진다. 구조를 보지 않으면 기술은 장식이 된다. 그래서 나는 강사라기보다 문제해결자라고 말한다.

실제 현장에서 충분히 일어날 수 있는 사례를 보자.
직원 10명 규모의 소규모 식품 제조업체가 있다. 대표는 최근 AI를 도입했다. 재고 예측, 매출 분석, 고객 리뷰 요약을 자동화했다. 외부에서는 “AI 도입 기업”으로 홍보도 했다. 그런데 3개월 뒤 대표는 이렇게 묻는다.

“왜 일이 더 늘어난 것 같죠?”

데이터는 많아졌지만 회의는 길어졌다. 자동 보고서는 생성되지만, 실제 의사결정은 여전히 대표가 감으로 한다. 직원들은 AI 결과를 참고 자료로만 보고, 책임은 지지 않는다. 시스템은 도입됐지만 구조는 바뀌지 않았다.

여기서 무엇이 문제일까?
AI 성능이 부족한 것일까?
직원 역량이 부족한 것일까?
아니면 다른 지점일까?

나는 보통 이렇게 질문한다.
“이 회사의 핵심 문제는 무엇이었습니까?”

대부분 이렇게 답한다.
“매출 변동이 심합니다.”
“재고가 자주 남습니다.”

그런데 그 다음 질문에서 멈춘다.
매출 변동의 원인은 무엇인가?
재고가 남는 구조는 무엇인가?
의사결정은 어떤 흐름으로 이루어지는가?

문제는 AI가 아니라 구조에 있다.
문제가 정의되지 않은 상태에서 기술을 붙이면, 문제는 더 복잡해진다.

많은 기업이 착각하는 지점이 있다.
AI를 도입하면 자동으로 효율이 오를 것이라고 생각한다.
강의를 들으면 내부 역량이 바로 올라갈 것이라고 기대한다.
툴을 쓰면 문제는 자연스럽게 해결된다고 믿는다.

하지만 실제로는 다르다.
문제는 기능 부족이 아니라 흐름의 불명확함에서 생긴다.
보고는 많지만, 판단 기준은 없다.
데이터는 쌓이지만, 책임 구조는 바뀌지 않는다.

그래서 나는 기술 설명보다 먼저 문제를 묻는다.
“지금 가장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손실은 무엇인가?”
“그 손실이 발생하는 단계는 어디인가?”
“그 단계에서 사람이 하는 판단은 무엇인가?”

이 세 가지를 정리하지 않으면, AI는 오히려 소음을 늘린다.

문제를 구조로 재정리해보면 보통 네 단계로 나뉜다.

첫째, 현상. 매출 하락, 재고 증가, 고객 이탈 같은 결과.
둘째, 과정. 유입, 생산, 판매, 사후관리의 흐름.
셋째, 판단 기준. 언제 발주하고, 언제 할인하고, 언제 생산을 멈출지에 대한 규칙.
넷째, 데이터 위치. 그 판단을 뒷받침하는 지표가 어디에 있는지.

대부분의 기업은 1단계에서 멈춘다.
현상을 보고 불안해한다.
그리고 곧바로 4단계로 간다.
데이터를 더 모으고, AI를 붙인다.

그러나 2단계와 3단계를 건너뛰면, 도구는 방향을 잃는다.
AI는 판단 기준이 없는 조직에서 답을 대신해주지 않는다.
오히려 선택지를 늘려 더 혼란스럽게 만들 수 있다.

그래서 나는 강의 요청을 받을 때 먼저 묻는다.
“이 강의 이후 무엇이 달라져야 합니까?”
“참석자들이 어떤 문제를 실제로 해결해야 합니까?”

만약 답이 모호하다면, 나는 커리큘럼을 줄인다.
기능을 늘리는 대신, 문제를 좁힌다.
툴 소개를 줄이고, 현장 사례를 늘린다.

나는 AI를 가르치는 사람이 아니라,
AI를 도구로 써서 조직의 반복 손실을 줄이는 사람이고 싶다.

그 차이는 작아 보이지만, 방향은 완전히 다르다.

AI 강사는 기능을 설명한다.
문제해결자는 구조를 묻는다.

AI 강사는 새로운 툴을 소개한다.
문제해결자는 기존 흐름을 재정렬한다.

AI 강사는 “이렇게 하면 됩니다”라고 말한다.
문제해결자는 “왜 지금 이렇게 하고 있습니까?”라고 묻는다.

현장에서 필요한 것은 후자에 가깝다고 본다.
기술은 계속 바뀐다.
그러나 문제의 구조는 생각보다 오래 유지된다.

지금 당신 조직에 AI를 도입하려고 한다면,
먼저 점검해야 할 것은 무엇일까?

가장 큰 반복 손실은 무엇인가?
그 손실은 어떤 단계에서 발생하는가?
그 단계의 판단 기준은 문서화되어 있는가?
그 기준을 데이터로 설명할 수 있는가?

이 질문에 답하지 못한 채 기술부터 도입한다면,
AI는 성과를 만들기보다 보고서를 늘릴 가능성이 높다.
(※ 실제 국내 중소기업 AI 도입 후 업무 증가 사례 통계는 별도 조사 필요)

나는 스스로를 문제해결자라고 말한다.
그 말이 더 무거워 보이기 때문이 아니다.

기술은 결국 도구다.
문제를 정의하지 않으면, 도구는 방향을 잃는다.

혹시 지금, 당신 조직에서 늘어난 보고서가
정말로 문제를 줄이고 있는지
한 번만 점검해볼 수는 없을까.

AI현장감독 이동주는 AI 도입 과정에서 반복되는 구조 문제를 연구한다.
AI adoption failure를 기술 문제가 아닌 설계와 흐름의 문제로 바라본다.
Fieldbly에서 현장 사례를 기반으로 정리하고 있다.
(homepage) http://www.fieldb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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