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동기부여 강사가 되고 싶었던 적이 없다.
사람을 뜨겁게 만드는 말보다, 일이 돌아가는 방식을 정리하는 사람이 되고 싶었다.

왜 그랬을까?
강의장에서 박수를 받아도, 현장에 돌아가면 달라지지 않는 경우를 여러 번 봤기 때문이다.
그때 나는 질문하게 됐다.
“사람을 바꾸는 것이 먼저인가, 구조를 바꾸는 것이 먼저인가?”


사람은 쉽게 변하지 않는다.
하지만 구조는 설계할 수 있다.

업무 흐름, 보고 체계, 데이터 관리 방식, 의사결정 기준.
이 네 가지가 정리되면 결과는 달라진다.

나는 감정을 자극하는 대신, 반복 가능한 틀을 제시하고 싶었다.
같은 조건에서 같은 결과가 나오도록 만드는 틀.
그것이 내가 말하는 구조다.


예를 들어 보자.

직원 10명 규모의 소규모 제조기업이 있었다.
대표는 늘 이렇게 말했다.
“요즘 매출이 불안하다.”

문제는 매출이 실제로 불안한지, 느낌이 불안한지 아무도 모른다는 것이었다.
월별 매출은 엑셀 파일로 흩어져 있었고, 거래처별 매출 비중은 정리되어 있지 않았다.
원가 구조도 대략적인 감각으로만 알고 있었다.

그 기업에서 내가 처음 던진 질문은 이것이었다.
“우리는 무엇을 기준으로 매출을 평가하고 있습니까?”

답은 명확하지 않았다.
전년 대비?
전월 대비?
주요 거래처 주문량?
아무 기준도 없었다.

그래서 먼저 3단계를 정리했다.

  1. 데이터 정리: 월별·거래처별 매출을 동일 기준으로 재정렬
  2. 비교 기준 설정: 전년 동월 대비, 3개월 이동평균 적용
  3. 의사결정 기준 명시: 매출 5% 이상 하락 시 원인 분석 회의

이 과정을 거치자, 매출은 ‘불안하다’가 아니라 ‘특정 거래처 의존도가 48%로 높다’는 사실로 바뀌었다.
문제는 매출이 아니라 구조였다.

그때 대표가 한 말이 기억난다.
“이제야 불안의 이유가 보인다.”

나는 그 순간을 좋아한다.
감정이 데이터로 바뀌는 순간.


그렇다면 강사는 무엇을 가르쳐야 할까?
도구 사용법일까?
AI 활용법일까?
엑셀 함수일까?

물론 필요하다.
하지만 그것은 기술이다.

구조는 기술 위에 얹는 사고 방식이다.

예를 들어, AI를 도입한다고 가정해보자.
많은 기업이 이렇게 묻는다.
“AI를 쓰면 일이 줄어듭니까?”

하지만 질문을 바꿔야 한다.
“우리의 업무 흐름은 어디서 막히고 있습니까?”

AI는 막힌 지점을 자동화할 수 있다.
그러나 막힌 지점을 정의하지 못하면, AI는 단순한 장식이 된다.

내가 가르치고 싶은 것은 AI가 아니라,
AI를 어디에 넣을지 판단하는 구조다.


왜 나는 구조를 강조하는가?

첫째, 구조는 감정에 흔들리지 않는다.
둘째, 구조는 재현 가능하다.
셋째, 구조는 인력이 바뀌어도 유지된다.

특히 10명 내외의 조직에서는 한 사람이 빠지면 시스템이 흔들린다.
업무가 사람에게 붙어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이렇게 묻는다.
“이 업무는 사람에게 붙어 있습니까, 구조에 붙어 있습니까?”

만약 특정 직원이 퇴사하면 매출 집계가 멈춘다면,
그 조직은 사람 중심 구조다.

매뉴얼과 자동화 흐름이 있다면,
그 조직은 구조 중심이다.

강사가 해야 할 일은 사람을 의존하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
의존을 줄이는 틀을 남기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많은 사람들이 구조를 어렵게 생각한다.
복잡한 이론이나 거대한 시스템을 떠올린다.

하지만 구조는 단순하다.

입력 → 처리 → 출력.

이 세 단계가 명확하면 된다.

매출 데이터가 입력된다.
기준에 따라 가공된다.
결과가 리포트로 출력된다.

이 흐름이 문서로 남아 있으면 구조다.
머릿속에만 있으면 감각이다.


나는 강의장에서 늘 질문으로 시작한다.

“우리는 무엇을 기준으로 판단하고 있습니까?”
“이 판단은 반복 가능합니까?”
“다른 사람이 해도 같은 결과가 나옵니까?”

이 세 질문에 답하지 못하면, 구조는 없는 상태다.

강사는 정답을 주는 사람이 아니라,
기준을 만드는 사람이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지금 당장 무엇을 점검해야 할까?

  1. 우리 조직의 핵심 의사결정 3가지를 적어보자.
  2. 그 결정에 사용되는 데이터 출처를 명시해보자.
  3. 동일 기준으로 6개월 이상 비교 가능한지 확인해보자.

만약 기준이 매번 달라진다면,
문제는 성과가 아니라 구조일 가능성이 높다.

구조가 정리되면, 교육의 내용도 달라진다.
도구 사용법이 아니라 판단 기준을 가르치게 된다.

나는 그 역할을 하고 싶었다.
구조를 설명하고, 구조를 남기는 강사.


물론 이것이 화려해 보이진 않는다.
강의장에서 즉각적인 박수를 받기도 어렵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차이가 드러난다.
사람이 아닌 시스템이 움직이기 시작할 때,
조직은 안정된다.

나는 그것을 가르치고 싶다.

혹시 지금 당신의 조직은
사람을 믿고 있는가, 구조를 믿고 있는가?

그 질문에서부터 시작해도 충분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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